대한항공의 NDC 여정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 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대한항공의 NDC 도입 여정 역시 단막극 정도의 재미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대한항공의 NDC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간단하게 정리해 봅니다.
NDC란?
이런 저런 설명들이 많지만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IATA(국제항공운송협회)가 제정한 항공권 예약·판매 기술 표준으로, 항공사가 자체 API를 제공하여 여행사, OTA 등과 직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기존 항공 예약을 벗어나 다양한 부가 서비스까지 제공이 가능하다.
NDC에 관해서는 아래 '양박사의 NDC 이야기' 라는 여행신문 칼럼을 참고하면 살짝 어렵지만 NDC가 시장에 어떤 변화를 유도하고 어떤 영향을 만들지 조금 어렴풋하게 나마 개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총 7편이나 되네요. 제가 듣기로는 이런 칼럼 쓴다고 원고료도 안주는 걸로 아는데 정말 많이 쓰셨군요.
대한항공의 NDC 도입 루머들
대한항공은 2023년 NDC 도입을 계획해서 2024년 상반기에 도입한다고 기사가 나왔습니다. 2023년 3월이군요. 하지만 이것은 계획일 뿐 아주 천천히 진행합니다.
WIT Seoul 2023에서 대한항공 고광호 한국지역본부장은 NDC와 GDS 병행 형태의 시장 진입을 이야기 합니다. 하기는 한다는 이야기죠.
세계여행신문에서는 어떤 경로를 통해 정보를 접한 것인지 모르지만 24년 8월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기사를 내어 놓았습니다.
거기에 다양한 이야기까지.
지난해부터 대한항공이 NDC도입을 결정하자 타 국적항공사와 OAL, 대형 여행업체들로 부터 주목을 끌기 시작했으며, 내년도 항공권 유통시장은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크게 변화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내년 하반기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NDC가 도입되지만 당장 항공권 유통시장이 NDC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 즉, NDC는 각 항공사와 여행사가 직접 연동을 하는 방식으로, NDC를 도입하는 여행사들도 준비과정이 필요하며, 프로그램 개발비나 리소스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사입장에서는 GDS사들의 일방적인 정책에 끌려 다니지 않으면서 높은 GDS사용료를 절감하는 효과를 누리게 되지만 여행사들은 기존 GDS프로그램을 이용해도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굳이 수천만 원을 들여 NDC를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짜 시작되는 대한항공 NDC
2024년 2월 드디어 대한항공이 Accelya FLX platform을 도입해서 NDC 로 간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이제서야 진짜 NDC로 가는 사전 작업은 마무리 하고 진짜 시작한다는 이야기죠. 그 전까지 나온 NDC는 다 헛소리란 이야기죠. 그냥 머리속에서 이러면 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기사회 된거죠.
진행 상황
당초 2024 연말로 예정되어 있던 NDC 오픈은 2025년 6월로 미루어 졌다고 하네요. 사유가 꽤 재미난데 '카드 수수료 등의 이슈'라고 WIT Seoul 2024 행사장에서 대한항공 송보영 여객사업부문 부사장이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카드 수수료 등 NDC 도입을 위해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이 나타났다. 이를 위해 여러 이해관계 당사자들과의 협의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내년 6월에는 론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두고 있는 만큼 당연히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NDC 개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글로벌 표준은 다음 스텝이다. NDC를 도입하더라도 소비자는 물론 여행업계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순서부터 차근차근 적용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이야기는 결제와 관련된 다양한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로 들려서 꽤 신선합니다.
이게 정말 프로젝트를 1년 가까이 계획하고 1년 가까이 진행한, 총 2년을 투입한 대기업의 프로젝트에서 둘러댈 지연 사유인지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향후 시장의 영향은
현재 NDC를 이용할 수 있는 OTA와 여행사는 많지 않습니다. 대형 여행사를 중심으로 베타서비스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고 그들 중 일부는 직접 NDC를 이용하지 않고 토파스의 NDC서비스(사실상 Amadeus GDS)를 이용하여 접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Sabre에도 NDC를 제공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아래 업체들이 우선적으로 대한항공의 NDC 연동을 시도하게 되겠죠.
- 하나투어
- 마이리얼트립
일부 업체가 Accelya 등의 NDC를 직접 연동한 경험이 있기에 직접 연동을 시도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 타이드스퀘어 (Tourvis)
- 누아
- 인터파크트리플
초기 마케팅은.. 글쎄요. 그렇게 과격하게 하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은 하겠죠? 하필 극 성수기를 앞두고 런칭될 스케쥴이라 어떻게 될지 ...